나의 거리는
바람에 날리고 있다
저 만치서
뜻하지도 않은 소식들
헐겁게 달려오고

생각 없던 몇 마디 말에
시를 적는 사람
의미 없는 하늘 한 번
우러렀다

알고 있을지도 모르지
이 바람은
내가 날리고
거리가 날리는
그 비밀을

괜스레
따가운 얼굴
다가운 햇살
가슴이 뻥 뚫리듯 우울함이 찾아왔다

바람이
오늘 날리고 있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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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대청봉
너는 이제 보람이 아니다
일찍이 네게 가슴을 얹으며
생명을 다짐하던 그는
그대 있음에
사나이의 국건한 기상을 충전했노라만
거친 바람 등 돌리며
이토록 저민 가슴
홀연히 안아줄 수도 없는 영토였더냐

나는 비명을 지르고
비로소 슬피 소리내어 울 수 있었다
아무도
그 아무도 나를 바라볼 수 없고
나의 음성을 들을 수 없는
너 아닌 그 어느 숲 속 한 귀퉁이에서

이제 한숨만을 들이쉬며
쉬 너를 떠나노니
잊혀진 웃음만이 귓가에 생생한
풀 죽은 나만을 남길 뿐이다
한 없는 그리움을 던질 뿐이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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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시주는 홍안인데도 애한이 서렸구려
옛말에도 잊혀진다 잊지 못하고
쓰러진다 쓰러지지 못한다 하니
필 가슴에 품은 정이로되
꺼내 보이기가 두려운 게요
산이 산처럼 보이려면
산은 산이로되
다시 보니 산 아니요
다시 또 보니 비로소 산이 되는 산 있으니
지금은 산이 보이지 않으나
마음을 가다듬고
그 마음 안으로 들어가 보오
혹 산이 서시는 산을 볼지
대담히 인정하고 껴안아 봐요
꼭 산이 될 상이구먼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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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네가 사랑했던 그림과
네가 사랑했던 장식들
무덤 안에서
나 또한 사랑하던 그것들을 보고 있다
우연히도 이 무덤 안에서
아직도 그대로인 무덤 안에서
공포도 배제된
대낮의 무덤

과거란 참 좋은 것 같아 형
으응 왜냐하면
과거의 사건들은 그것이 좋던 나쁘던 비록 상대적이겠지만
그나마 오늘을 바라보는 비교적 옳은 결론을 가져다 주잖아
눈멀은 현실은 존재의 가치보다 늘 먹고사는 혼돈의 투쟁에 바쁠 뿐이지만……
우리의 삶도 미래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
과거가 된 현실을 바라본담 얼마나 좋을까
그럼 투쟁의 악의는 많이 없어질텐데
그지 응!

네가 사랑했던 말들
네가 이상했던 세상
무덤 안에서
나 또한 공감하던 그것들을 생각했다
아직 건강한 이 무덤 안에서
우연히도 예서 속삭인
우리도 도망칠 수 없는
뜨거운 이 무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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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떠나야 한다
떠나야 한다
떠나야 한다
떠나야 한다
떠나야 한다
………… …………

하루 종일을 여미고 다녀도
알 수 없는 말처럼
느낄 수가 없다
벗어지지 않는다

무엇을?
무엇을!

망령처럼
자꾸
소리치려 한다
그  누군가에게 입술을 움직이려 한다.

 "사랑하련다
  아니 사랑한다
  내 죽을 때까지"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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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16. 폭우

그대의 미친 넋이 비처럼 흐느끼는 구나
그대의 미친 혼이 빗소리로 쏟아지는 구나

일어서라는 땅은 죽어 쓰러졌다
청정하던 하늘이 시큰둥 울어 버렸다

그대의 창槍 같은 소리가 폭우로 쏟아지고
그대의 불 같은 벽력이 우박으로 날 깨우는 구나

세워 지소서
깨달아 지소서
받아들이소서

광막한 도시의 광야 너머
못 다한 달빛으로 애원하듯

그대의 지친 혼이 나를 감싸는 구나
부서진 넋이 나를 흔드는 구나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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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아이고
아이고
나는 어이 살라꼬
어찌 홀로 살라꼬
먼저 갔는교
왜 혼자 갔는교
인지 좀 다리 뻗고 산다 했드만
누굴 믿고 살라꼬
한 푼 모아 둔 것도 없이
이리 가브린교
아이고
어이할꼬
이자는 어이할꼬
이 무심한 사람아
인생이 무상 크다
이 무슨 날벼락인교
말 좀 해 보소
형준 아부지요
………… …………
………… …………

인형
널 찾는 건
잊지 못하는 건
바로 이것일까
네가 아닌 바로 나를 세우려는
내 아픔만
내 욕심만 채우려는
네 꿈과 희망이 아닌
틀어진 계획 무너진 기쁨에 대한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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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모르겠다
모르겠다
짧은 내 생애에 그토록 많이 물었어도
여전히 모르겠다
내가 누군지
네가 누군지
삶이 무엇인지
찾고 두드리고 반문했어도
아직도 얻지 못했다
끝내 붙들지 못했다

초극을
초극을
한때 원했던 그 말을 찾고 있다
간절히 원하고 있다

그러나
모르겠다
모르겠다
이것이 인생인지도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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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무너진 가슴
다시 빚어야 겠지
떨어진 손과 발
흩어진 살점
다시 꿰매야 겠지
한 조각씩 동강이 난
소중한 의식들
눈물을 흘리며
고이 고이 모아
의개진 파편은
하늘처럼 품에 안고
깨진 단편은
잘 딱아
맞추어야 겠지
이제
정화수 한 종지에
희망을 섞고
부활을 소망으로 모은 두 손
신령한 연기가 피어나는
깨달음의 그 새 곳으로
날 데려가야 겠지
굳건한 산하에
여며 세워야 겠지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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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이제 추억을 말하지 않으련다
행복했었다고
사는 동안 가슴 아프겠지만
잊을 수는 없노라고
돌아가지 않을 시선을
돌리지도 않으련다

갈테면 가고
눈물 흘리려면 흘리라고
인연이 엉킨 것 마냥
사는 한 세상이련다

그저
미소뿐인 뒤안길을
품에 안 듯 거두련다

훗날을 말하고 싶지 않듯
오늘을 잊어버리고
어두운 골목길을 기운차게 걸으련다

매화꽃이 피는
그 계절은
온기도 없이 온다고 했으니
안녕히
고개를 숙이고
내 사랑은
화롯불처럼 재가 되어
온 누리로 번지련다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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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 [오름, xdg]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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